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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별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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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굳세게 매달려있는 잎새하나
작성자 펀들 (ip:)








다음날, 의사는 수우에게 말했다.




"이제 위험은 완전히 벗어났어. 아가씨, 아가씨가 이긴 거야.



이제 영양 섭취를 잘하도록 돌봐주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야!"




그날 오후, 존시는 침대에 누워 파란 털실로 목도리를 뜨고 있었다.



그 목도리가 별로 쓰임새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때 수우가 그녀에게 다가와 팔로 베개와 이불까지 한꺼번에 존시를 끌어안았다.




"요 생쥐 같은 아가씨야, 네게 할 얘기가 있어."




수우는 말했다.




"베어맨 할아버지가 폐렴에 걸려 오늘 병원에서 돌아가셨어. 겨우 이틀 앓았을 뿐인데…



병이 나던 날 아침, 관리인이 아래층 할아버지 방에 가보니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서 신음을 하고 있었단다. 구두고 옷이고 몽땅 젖어서 꽁꽁 얼어 있었다는 거야. 도대체 그렇게 비바람이 사나운 밤에 어디를 다녀왔는지 상상도 못한 거야.





그런데 관리인이 방안에서 무얼 봤는지 알겠니? 불을 켜 놓은 랜턴, 헛간에서 끌어온 사다리, 붓 두세 자루, 초록색과 노란 색 물감을 풀어놓은 팔레트… 이런 것들이 방안에 흩어져 있더라는 거야. 자, 창 밖을 한번 내다 봐. 저기 벽에 담쟁이 잎새가 딱 하나 붙어 있는 게 보이지? 바람이 이렇게 거세게 부는데도 꼼짝도 안 하는 게 좀 이상하지 않았어? 존시! 저게 바로 베어맨 할아버지의 걸작이었던 거야.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던 그날 밤, 그분이 벽에다 저걸 그렸던 거야."



-=-=-=-=-=-=-=-=-=-=-=-=-=-=-=-=--=-=-=-=--=-==--=-=-=-=-=-=-=-=-=-=-=-=



가을의 끝자락에서..



굳세게 남아있는 마지막잎새가 결국 떨어진다할지라도...


베어맨할아버지가 그려준 마지막잎새는


내 마음속...우리들마음속에 영원히 달려있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베어맨할아버지가 남겨주신 마지막 잎새는 "희망"입니다...


밤새 비바람을 맞으며 담쟁이잎새를 그려주신 그분을 생각해서


여러분들도 절대 마음속의 희망을 잃지마세요....






-- 어느 늦은 가을 금별이생각 200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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